공연&관극 살리에르 질투의 속삭임 2014/09/05 16:59 by saizy

_뮤지컬 살리에르 질투의 속삭임
©HJ컬쳐
http://www.hjculture.com/ab-5128644


그저 음악을 사랑했던 이들의 안타까운 파멸에의 레퀴엠.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의 질투가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당신이 원하는 모든걸 다 하겠다며 충직한 종이 되어주겠다 속삭이며..



# 무대 전체를 뒤덮고 있던 유리벽들이 만들어내는 묘한 분위기는 좋았다.
1층과 2층에서 각각 배우들이 거울에 비친 느낌이 달라 개인적으로는 신선했음. 약간 휑한 듯 한 느낌도 되려 황폐한 감정의 표현같았고 무대위 배우에 집중도 잘 되더라.

# 조명은 그렇게 효과적으로 쓰인 거 같지는 않음.
2층에서만 보이던 창문의 그림자가 비치던 연출과, [둘이 함께]~[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final] 때 살리와 젤라스에게 오렌지색과 푸른색으로 대비를 준 거 말곤 아쉽게도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 의상도 그리 좋았다 보긴 어려웠다.
맘에 들었던 젤라스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원단이라던지 디테일 마무리에서 퀄리티가 아쉬운 편.
전반적으로 화려한 중세 궁중이란 맛은 솔직히 많이 떨어진다.

# 음향은 넘버부를땐 좀 크다 싶은 느낌의 조정인데 좀 복불복.
어떤날은 웅웅거려서 가사가 잘 안 들릴때도 있었고 중요씬에서 뜬금없는 대화잡음이 섞여 들어와서 속상하기도 했다ㅠㅠ

# 커튼콜이 참 장엄하고 절제미가 있어 멋있었던 극이었다.
음울한 엔딩의 감정을 끝까지 잘 붙잡고 마무리 지을 수 있게 해주더라.
그치만 프리뷰에서 불렀다던 [노력한다면] 넘버는 빼길 잘한 듯.
곡 자체는 좋은 멜로디와 긍정적인 메세지를 담고있지만 극 중 그토록 식음까지 전폐하며(..) 노력했건만 결국 자신에겐 주어지지않은 신의 멜로디로 인해 좌절하고 끝내 질투에 사로잡힌 2인자로 남은 살리에게 너무 잔인한 곡이란 느낌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아쉬운 부분도 많은 이 초연 창작 뮤지컬에 대해 굳이 감상까지 남기게 된 건
본격 배우분들의 열연과 넘버가 다 했잖아요ㅠㅠ
으앙ㅠ 취향 저격이란게 이런건가ㅠㅠㅠㅠㅠㅠ
여보시오, 내 취향이 진정 이런 격정이 끝없이 몰아치는 성대파괴극이라니! 헐..진짠가봄ㅠㅠㅠ
한 곡 한 곡 성대를 갈아넣은 듯 한 넘버가 울려퍼지는 공연장에 있는 거 만으로도 내 가슴을 울리는 희열이 장난아니었다ㅠ
이미 막을 내린 지 일주일 가까이 된 극을 여전히 끙끙 앓고 있다는 게 나 스스로도 어이가 없을 정도니까.
궁금해서 공연 후반쯤에 당일 예매 해서 보러갔던 극의 후폭풍이 이렇게 강렬하게 돌아올 줄이야..
주연 3인만 더블캐스팅이었는데 운좋게 어찌어찌 살리에르+젤라스의 캐스팅 조합은 전부 봤다. 근데 이게 캐스팅별로 노선이 다 달라서 매력적인데다 딱히 취향 가릴거 없이 각각 다 좋았어ㅠㅠ
거기에다 넘버가 굉장히 취향이라 OST를 사왔는데 이게 또...
분명 잘 만들어준 퀄리티 높은 스튜디오 녹음반인데 현장에서 들은 그 넘버들의 폭풍같은 성량과 격정은 빠져있어서 들으면 들을수록 뭔가 허한 기분에 더 공연장에서 보고싶어지게 만드는 효과가ㅠㅠㅠㅠㅠ
아. 망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건, 진정하고;; 여기서부턴 주연 3인에 대한 이런저런 잡담.

살리에르
"완벽한 음악 완벽한 영광 완벽한 무대 완벽한 순간"
완벽을 열망하는 긍지높은 빈 최고의 궁정음악가.
전통과 믿음으로 아마 한 음이라도 자기 안의 완벽에 맞지 않으면 며칠밤이고 고치고 또 고쳐써가며 스스로를 힘들게했을 악장님.
황제의 취임식 곡을 3년간 준비했다는 부분도 뭔가 눈물나고..
천재가 아닌 그의 완벽을 채우는 것은 끝없는 노력이었던 듯. 성격상 꽤 심한 강박증을 앓고 지냈을 듯...
언젠가 이 끝없는 노력의 보답으로 자신에게도 들려올 완벽이란 이름의 신의 멜로디를 갈구하며.

메인 세 캐릭터 중엔 확 눈에 띄는 노선 차이는 적었지만 느낌적으로 성향을 굳이 나눠보자면
수형 살리는 겉보기엔 침착하지만 신경은 날이 바짝 서있는 느낌이고,
상윤 살리는 심리적 불안함을 좀 더 표면적으로 내비치는 타입이랄까.
어느 살리 건 간에 신에 대한 원망과 탄식, 모차르트의 악보를 훔쳐서까지 이기고자 했던 구차한 자신에 대한 좌절로 멘붕하고 철저하게 무너지는데 이게 정말이지 눈물겹다.
특히 경합날 부르는 [황제의 영광]에서 쫒기는 불안한 심리가 가장 잘 드러나는 듯. 표면적으로는 황제의 영광과 자신의 완벽한 음악을 노래하지만 스스로에게 마치 자기암시을 거는 듯 처절하게 외쳐대는 느낌이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더라.
그리고 그런 그가 끝내 무너지며 미친 듯 울부짖었던 이 작품에서 어쩌면 가장 비참하고 잔인한 노랫말.
"실패한 교향곡을 연주하라 살리에르"
와..이 작사가는 S가 틀림없겠다며 순간 헛웃음이 났을 정도ㅠ


아끼는 제자였던 카트리나에게 더욱 노력을 강요했던것도 '날 수 있는 재능이 있는' 그녀가 갇혀있다는게 그의 눈에도 보였을테지.
카트리나에 대한 감정도 사랑;;을 느꼈다기보단 신이 내린 재능을 가진 모차르트에게 느낀 질투와는 좀 다른 일종의 집착이란 정도가 좋지 않았을까 싶더라. 내 손으로 재능있는 얠 좋은 가수로 잘 키워내고 싶은 선배 음악가로서의 욕심같은 거.
그런 의미에서 [숨겨온 너]는 장면과 가사!를 죄다 좀 바꿨음 좋겠음. 다른 넘버는 몰라도 정말 이 곡만은 진짜 곡이 아까워ㅠ 왜 굳이 여기서 막장드라마 마냥 사랑운운이여..그냥 애제자로도 충분하잖아?ㅠㅠㅠ

정리하자면, 재능에 있어서
화분에서 아직 성숙하지 못해 채 피지못한 꽃봉오리가 카트리나,
들판에서 스스로 개화해 화려하게 만발하여 매력적인 짙은 향기를 풍기는 게 모차르트란 차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연출적인 면에서 '카트리나'라는 역을 좀 더 살리려면 처음 살리와 함께 요제프 앞에서 선보이는 솔로 파트 [라벨라]에서는 주눅들어 자신없고 엉망이었던 가창과 2막의 모차르트와의 [황제의 사랑] 파트에서 환해진 가창 및 연기가 좀 더 극명한 차이를 보여줘야한다고 느꼈다. 원석이 다듬어져 이제서야 그 빛을 발하는 느낌으로..
근데 초연은 그런 부분이 잘 느껴지질 않아서 참 아쉬웠음.
나도 사실 노래만 듣고선 그 경합이 실질적으론 살리의 패배라는게 확연해야하는 부분인데 둘이 너무나 다른 무대긴 했어도 솔직히 읭?;;스러웠거든-_-;;
이건 어쩜 아쉽게도 초연을 맡은 배우분의 스타일 문제인거 같기도..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배우이기도 했다.



젤라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거야!!!!!!"
찬호 젤라스는 살리의 질투라는 불같은 분노의 감정이 악마같이 형상화,
형균 젤라스는 살리의 질투 그자체라기보다 살리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완벽한 음악에의 비뚤어진 갈망이란 느낌이 강했다.
물론 노선이 약간 다르다해도 어느쪽이건 젤라스는 오직 살리밖에 보지않고, 원하지 않아도 집요하게 찾아와 추궁한다.
그동안 애써 억눌러 놓았던 진심들을 아프게 찔러대는...
이렇게도 노력하는 날 잔인하게 외면하는 신따위 애초에 없었다고 외치고 있던 살리의 병들어가던 속마음의 현신.

이제서야 깨달은건데 젤라스는 극중 살리에게 한번도 자신을 '젤라스'라고 소개 한 적이 없는데(누구냐고 묻던 살리에게 되려 어이없다는듯 "절 모르세요?"라며 반문한다. 아마 소개할 이름 자체도 없었을 듯. 당시엔 살리가 인정해주지않은..아니, 애써 무시하려고 했던 존재였으니..우린 오랜 친구라 주장하지만 그저 애잔한 젤라스ㅠ), 모차르트에게 백조의 노래를 의뢰할 때엔 모차르트가 젤라스라고 부른걸 봤을때 자신의 정체를 그에게 밝혔었고, [둘이 함께] 이후부터 라크리모사가 흘러나오며 모차르트가 살리에게 당신도 젤라스를 아냐고 물었을때 살리와 젤라스의 반응엔 확연한 차이가 나고..
그러면 살리는 그토록 거부하던 '젤라스'라는 자신의 질투라는 감정의 인격화를 [질투의 속삭임]에서 무너진 이후 [백조의 노래A]에서야 최종적으로 인정하고 그때서야 이름붙이게 된 셈일까..

그래서 처음엔 살리와 젤라스의 듀엣인데 슬픈 자장가를, 죽음을 완성하라고 그렇게 무섭게 달려드는건지 순간 의문이 들었었는데 결국 [백조의 노래A] 후반부(모차르트의 악보를 불길속에 던져버린 이후)는 살리 내면에서 벌어진 장면이 아니라 그 자리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모차르트에게 검은 망토의 모습으로 찾아와 죽음의 노래를 완성하라고 강요하던 젤라스화 된 광기에 어린 살리의 모습을 표현한거였나보다. 이 장면 진짜 무섭고 소름끼치는데ㅠㅠ
아..자신의 음악을 부정당하고 술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보내던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진 모차르트에게 그런 젤라스는 정말 굉장한 두려움이었을 듯ㅠㅠ 그렇게 쫓기듯 건강까지 해쳐가면서까지 자신의 슬픈 자장가를, 나의 음악을 마무리짓고 싶었던 모차르트도 안쓰러웠다.

그래서일까..처음엔 모차르트는 젤라스의 정체를 알면서도 자신이 편해지기 위해 음악이라는 이름의 독약이 든 마지막 잔을 받았다고 느꼈었는데 이젠 정말 모차르트는 끝까지 젤라스를 그저 자신을 무섭게 몰아붙이는 검은사신으로서의 젤라스로만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살리에게 당신도 그를 아냐고 물은 건 곡의 완성을 도와준 유일한 친구에게 하는 푸념이었고.
이 날도 알콜중독과 독약에 의한 정신착란과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을 거 같고ㅠㅠㅠ
받아든 마지막 잔도 자신을 죽일 독이 아니라 그런 자신을 위한 축배로 받아들였을 듯.
자신이 원하던 자유로운 음악의 세계로 갈 축배로.
후..이게 더 안쓰러운 해석일까ㅠ


모차르트
"음악은 물이야 바람이야 느낌이야 자유야"
모든 것이 음악이 하는 얘기로 들렸던 신의 사랑을 받은 아이. 남들과 다른 천재 아마데우스의 고뇌. 생각보다 역의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았던 게 좀 아쉽더라.
카트리나에게 날 수 있는데 왜 갇혀있냐며 웃으며 자유로이 날던 그가 자신의 음악이 천박하고 경박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결국 날개가 부러진 새장에 갇힌 새가 되는 게 아이러니함.

유일하게 자신의 음악을 알아준 살리에 대해서도
유덕 모차는 당신이 부러웠다며 먼저 성공한 살리를 누르고 올라서고 싶은 욕심있는 야심가 타입이었다면,
성일 모차는 당신이 참 싫었다며 호기심 많고 순수하게 음악을 즐기려던 자신이 비난받자 화풀이하는 좀 어린아이같은 타입.


# 어쨌건, 모차르트는 이미 자유로운 음악의 세계로 떠났고,
살리에르는 그간 쌓아온 모든 영광을 잃고 정신병원에서 매일을 죄책감과 겁에 질려 사는 미치광이가,
젤라스는..결국 그런 살리에르의 그림자 속에서 여전히 질투를 속삭이며 언젠가 살리가 다시 자신을 불러줄 날을 기다리고 있지않을까.
사랑한만큼 집요하게 그의 종언(終焉)의 순간까지.

# 인간의 이성과 본능(질투라는 이름의 자기애)의 마찰로 인한 이중성에서 오는 갈등과 고뇌를 그린 극.
2인자는 슬프게도 1인자의 명성에 묻혀 잊혀지기 마련이고
여전히 남들과 다른 괴짜는 손가락질 받는 세태의 비판도 섞인 듯.

# 결론은! 앓고있는 만큼 내년 재연을 무진장 기다리고 있음!
사정상 스케줄이 딱 겹쳐 막공을 못 본게 너무나 아쉬워서OTL
며칠째 OST만 듣고 듣고 또 돌려 듣고있단 말이에요ㅠㅠ
여기저기 아쉬웠던 부분들을 멋지게 다듬어서 돌아오길+_+

방문해 주신 분들께 알려드립니다. (2012.09.21) 2013/01/01 00:00 by sa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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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어나 통신체(자음통신체(ㅋㅋ,ㅎㅎ) 포함)는 반기지 않습니다.
_ 자음 통신체의 경우는 지인분들이 가끔씩 무의식중에 한 두어개 정도 쓰시는 정도는 저도 함께 가볍게 웃고 넘어갑니다. 단지, 관련 주소도 남겨주시지 않고 익명성이 다분한 닉네임(ex. 의미없는 영타남발)을 함께 쓰시게 되면 불가피하게도 제 트라우마로 인한 경계대상으로 무통보 삭제대상이 되시기 때문에 주의해주세요.

# 언제나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주세요.
_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가끔씩은 분쟁이라던가 논쟁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역시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깔려있기때문에 더 훈훈한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틀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닌,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정말 아름다우니까요^-^


그리고 좀 더 알아두시면 좋은 이야기들.

# 제 닉네임은 'saizy'로, 한글로는 '세이지'라고 읽어주시면 됩니다.
_ 묘한 철자법(..)을 쓰는 바람에 읽는 방법에 대해 가끔씩 곤란을 겪으시는 분들을 위해 알려드립니다^-^;; 둘 중 편하신대로 불러주세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달아주시는 덧글은 제게 해주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때문에 굳이 닉네임으로 지칭해서 불러주시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 현재 제 이글루스에서는 작성한 이후 6개월 이상 지난 글에는 아쉽지만 덧글과 트랙백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_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스팸 덧글이에요. 이 스팸 덧글들이 주로 예전 포스팅들부터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제가 겪어 본 결과도 그랬구요. 이번에 이글루스에서 이런 기능이 지원된다고 해서 조금 고민하긴 했었는데, 아무래도 6개월 정도의 텀이 있는 지난 포스팅이라면 더 이상 큰 커뮤니케이션이 오고 갈 일은 거의 없을거라는 판단 하에 결정했답니다. 그런 이유로, 6개월 이상 지난 포스팅에 대한 질문이나 화제는 이 포스팅의 덧글로 이야기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6개월 이내의 포스팅들에 대한 덧글, 트랙백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_ 포스팅 한 날짜가 많이 지났다고 해도 따로 새로 올라오는 덧글의 업데이트쪽은 항상 체크하고 있으니까 부담없이 편하게 얘기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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